일본은 1931년 만주사변을 시작으로 1937년 중일전쟁, 1941년 태평양 전쟁에 이르기까지 아시아·태평양 각지의 점령지와 식민지 하의 조선·타이완, 일본 국내에서 여성들을 모집하여 일본군 장병을 위한 위안소를 설치하고 여성들을 성노예로 만들었다.
전쟁기 일본군과 각 정부기관은 체계적이고 계획적으로 ‘위안부’ 제도를 구축하였고 일본군과 정부의 ‘공문서’, 연합군 생산 문서 등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리고 그 가운데 가장 많은 ‘위안부’들이 식민지 조선에서 모집, 알선, 취업사기 등 다양한 방식과 경로를 통해 동원되었다. 이 과정에 조선총독부가 직접 개입하여 일본정부·군의 도항과 ‘위안부’ 이송 방침을 수립하고 추진했다. 전쟁 말기로 갈수록 더 많은 ‘위안부’가 필요했으나 모집과 이송이 어려워지자 조선총독부는 점령지 현지의 업자와 협력하거나 유언비어 단속을 통해 ‘위안부’ 송출에 적극 나섰다.
중일전쟁 이후 식민지 조선의 기사에 따르면 식민지 조선의 경찰이 내준 신분증명서를 받아 중국으로 이동한 예기, 창기, 작부의 수가 적지 않았고 이런 종류의 영업장이 증가함에 따라 “희생되는 부녀자가 늘어가는 것을 의미”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더구나 일본은 조선에서 일본군‘위안부’제도를 구축하는 한편, 일본 국내에서는 여성매매를 금지하는 국제조약을 의식하여 일본군‘위안부’제도를 구축하려 했다. 때문에 국제조약에서는 ‘창기와 사실상의 성매매업에 종사하는 만 21세 이상, 본인이 스스로 신분증명서 발급을 신청하는 여성’에 한해 도항을 허락했지만 식민지는 이 조약에서 제외되었다. 따라서 식민지 조선의 여성들은 ‘여성매매를 금지한 국제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었고 그 결과 조선인 여성들은 일본 국내에 비해 차별적이면서도 예외 상태인 법의 시행 하에 놓이게 되었다.
위안소에 끌려간 피해여성들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폭력과 굴욕, 공포, 절망의 나날들을 강요당했다. 여성들의 피해는 강제동원 뿐만아니라 위안소에서의 반복된 성폭력과 성병, 마약에의 노출, 그리고 군인과 위안소 관리인에 의해 가해진 신체적·정신적 학대 등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았으며 전후에도 피해자들은 거의 버려진 상태였다. 전쟁 후 살아남은 ‘위안부’들은 연합군에 의해 발견되었다. 그리고 1944년 중국 윈난성에서의 전투 과정에서 살아남아 포획된 ‘위안부’들 중에 22세의 박영심이 있었다. 그녀는 만삭의 몸으로 윈난성 송산의 마지막 일본군 진지에 남아 있다가 동료 4명과 함께 간신히 빠져나왔다. 연합군이나 중국 등 현지 사회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은 성병 전염의 잠재자, 또는 풍기문란의 이유로 위험시 되었고 그로 인해 피해자들은 자신들이 ‘위안부’였다는 사실을 가능한 숨기려 했다. 해방 후에도 이들은 타자의 시선에 포착된 채로 범주화 되었고 이러한 시선을 피하기 위해 ‘위안부’ 피해자들은 어쩔 수 없이 귀환선을 타거나 현지에 남기 위해 거의 반 강제적으로 결혼해야 했다. 대한민국으로 돌아온 대다수의 피해 여성들도 원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순탄하게 살지 못했다. 다수의 ‘위안부’ 피해자들은 가족들에게조차 피해 사실을 숨겼고 특히 자식들이 아는 것을 두려워했다. 오랫동안 ‘위안부’는 낙인이었으며 한국 사회는 과거 ‘위안부’였던 여성들의 일상에 대해 상상하지 못했다. ‘위안부’ 연구자 박정애의 말대로 우리는 그들의 피해를 보고 듣고자 했지만 그들은 자신의 인생을 보여주고 이야기하려 했다. 본 컬렉션의 사진들 또한 ‘위안부’의 피해만을 보여주고 있어 큰 한계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이미 여러 출판물과 디지털 아카이브를 통해 ‘위안부’여성들의 두터운 생애를 보여주는 사진들, 강제동원 과정과 위안소의 실태를 보여주는 사진들이 제공되고 있으며, 향후 아카이브814 또한 이러한 사진들을 충실히 수집해 제공할 계획이다. 그리고 우리는 피해자들의 사진을 통해 ‘위안부’가 겪은 피해와 폭력의 참상 그 자체가 아니라 ‘폭력을 멈추는 것’이라는 메시지와 이야기를 이어나가고자 한다.
참고문헌 일본군‘위안부’문제연구소, 『일본군‘위안부’관련번역자료집Ⅱ 실태편』, 2020 박정애 지음, 『함께 쓰는 역사 일본군‘위안부’』, 동북아역사재단, 2020 동북아역사재단 편, 『식민지 조선과 일본군‘위안부’문제자료집Ⅰ』,2020 서울대 인권센터 정진성 연구팀, 『끌려가다, 버려지다, 우리 앞에 서다 2』, 2018 독립기념관, 『일본군‘위안부’ 알고 있나요?』, 2015 종군위안부 및 태평양전쟁피해자 보상대책 위원회, 『짓밟힌 인생의 웨침』, 1995